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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ll Talk - 소소한 일상/가끔 쓰는 일기

[일상] 231001, 자신의 마지막을 알고 있었을까?

by 파랑곰토끼 2023. 10. 2.

2023년 6월의 어느 날.. 아빠의 일터에서 키우던 강아지가 집을 나갔다. 

일이 벌어진 건 아빠가 퇴근 후였고, 아침에 출근 후 강아지의 목줄이 풀린 채 강아지가 사라짐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강아지가 일터 밖으로 가끔 나가기도 했는데, 그래도 몇 시간이 지나면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일주일이 지나도 집 나간 아이는 돌아오지 않았다. 내 인스타에 올린 게 7월 4일쯤이었는데,

이번 추석 때 집 나간 검돌이의 행방을 알게 됐다.

 

이미 유기견 보호소에서 무지개다리를 건넌 후였고, 늦어도.. 시간이 지나도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이번만큼은 아빠의 일터 근처에서 신고 당해 유기견 센터로 가게 된 게 아닌가 싶다. 

아빠의 일터 주변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상업시설이 리모델링되면서

아무래도 성견이 짖는 소리는 소음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아빠 일터로 전화와 불만 섞인 목소리로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했다. 

 

엄마, 아빠는 새로 산 사료를 반밖에 먹지 못하고 나간 거에 대해 안쓰러워했고..

나는 집을 나가게 된 건지, 누군가에게 끌려서 유기견센터로 가게 된 건지..

아가 시절의 멍멍이를 서둘러 기억을 꺼냈다. 

 

그리고.. 검돌이가 가는 마지막 길에...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했다. 

약 10년 정도 한 공간에서 삶을 살면서 어떤 생각이었을까.. 

그 마지막 견생은 "유기견"인 것이 속상하진 않았을지..  

 


자신보다 먼저 무지개다리를 건넌 아이들과 행복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