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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ll Talk - 소소한 일상/가끔 쓰는 일기

[일상] 엄마가 손에 쥐어 준 "피자빵"

by 파랑곰토끼 2024. 8. 17.
엄마는 못 해준 것 만 기억 한다.

 

 

며칠 전 아빠 생신 맞아 본가에 방문했다. 

다른 가족들은 이미 아빠 생신 주간 전주 주말에 생일상을 차려먹었다. 다른 가족들이라고 해봤자 동생내외와 조카들이 있다.

다양한 불편한 이유로 동생과 마주치기 꺼려하는 나는 아빠 생신에 맞춰서 본가에 내려가게 되었다.

아빠 생신은  그럭저럭 보내고, 내가 서울로 돌아오는 날 점심은 대전 외곽으로 가서 먹기로 했다.  

 

그러면서 일요일의 빵가게에서는 빵 값이 반값이라는 이야기를 엄마와 아빠가 하시면서, 빵가게에 들르자는 얘기를 했다.

아마도 카드사 할인이 붙고, 주 사용 하는 카드로 인해 할인율이 크게 발생한 것 같았지만,

동네에 해당 브랜드의 빵가게는 없었기에, 가는 길에 들러보기로 했다. 

빵가게에 다녀온 쇼핑백에는 아침 식사 대용의 빵을 한가득 담아져 있었다. 그리고 하나의 피자빵이 들어있었다.

 

피자빵을 본 후 엄마에게 피자빵도 식사 대용이냐, 아니면 아빠의 간식이냐 물었더니, 내 거란다. 

엄마가 준 피자빵을 보니 생각 난 기억이 있다. 

 

피자빵을 처음 봤던, 미취학 아동 시절의 기억으로 더듬어보면..

프렌차이즈 빵집이 동네마다 자리 잡기 전 어릴때 살던 동네에는 어린 눈으로 보기에는 큰 빵 집이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간식으로 빵 만큼 허기를 때울 수 있는 간식이 빵 만한게 없는것 같다. 

그 빵집에서 엄마는 주로 카스텔라 같은 부드러운 빵과 식빵을 샀었다.

식빵 한 봉지에 1000원도 안하던 시절이었다. 

그 빵집에서  만난 화려하게 생긴 빵은 '피자빵' 이라는 이름이었고, 아이의 눈으로 봐도 꽤 나 비싸보이는 빵이었다. 

하나에 5~600원 했던 것 같은데... 빵집에 갈 때마다 눈길을 잡았지만, 엄마는 피자빵을 단 한번도 사주지 않았다. 

나 역시 바라만 볼 뿐, 사달라고 한 적은 없 던 것 같다. 

 

 

그 어린 날의 아쉬움이었나?  엄마도 나도 그날의 기억이었던 건가..

물론 지금도 피자빵을 즐겨 먹거나 이러진 않는데 이상하게도 엄마가 손에 쥐어 준 그 빵을 마다하지 않고

서울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가져오고 싶었다. 결국 챙겨 들고 와서는 한끼의 저녁이 되었다. 

 

내 나이가 40대가 돼도 결국 엄마는 그 언젠가 못해준 것만 기억한다. 

 

며칠 전 오랜만에 만난 피자빵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