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해서 교육받을 때의 일이다.
교육을 열심히만 들었지, 그때 지나면 까먹는 게 일수였다. 교육관분들이 봤을 때는 무슨 생각으로 게임회사를 들어온 거지..라는 생각을 했을 것 같다. 여러 번 설명해줘야 했고, 이해력이 평균 이하인 나에게 어떤 희망도 없었을 것이다. 나는 더욱 뒤처져가기만 했다.
동기들도 답답해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4주간의 교육이 끝났다. 당연히 난 집에 갈 준비를 하고 있었고, 신입 교육에서 과락이 발생하면 입사가 취소가 된다 했다.
각 과정 시험에 1 과정을 제외하고 모두 낙제를 했기에, 입사 취소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입사 취소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을 때, 교육 담당관이 불렀다.
"OO님이 많이 부족한 거 아시죠?"
"네.."
대답을 하고 나니, 그때부터 괜히 눈물이 많이 났다.
내용을 들어보면, 교육 담당관이 하는 말들이 모두 맞다. 입사 취소가 된다고 해도 이상할 일은 아니었다.
마지막을 할 말을 해보라고 하셨다.
어떻게 열심히 하겠다고 하지도 않고.. 그냥 울고만 있었다.
"그만 울고, 우리는 OO님에게 한번 더 기회를 더 주기로 했어요, 지금은 잘 몰라도 익숙해지면 잘할 것 같아서.."
라고 말씀 주셨지만, 잘 들리지 않고 계속 울고만 있었다.
교관님이 말씀 주신 마지막 말이 나태하지는 나에게 힘을 주었고, 그 교관님은 나의 롤모델이 되었다.
언젠간 다시 만나게 되면, 꼭 당당하게 잘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기억하고 또 기억했다.
"지금 흘리는 눈물이 언젠가는 웃음이 될거에요. 열심히 해봐요. 응원할게요"
입사를 한 후, 우여곡절과 다양한 일이 있었다.
일은 교대근무를 했었는데, 교대 근무 조에 동료가.
"블루짱은 언제 캐릭터 만렙 되심?"
이렇게 물어보는 것이 되게 조롱당하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언젠간 되겠지.."라고 대답했지만, 이미 마음속에 화는 났던 것 같다.
3주 후에 워크숍 전까지 "만랩 찍으면 되나?"라고 말했더니, 같은 팀원들 모두 그럴 리 없다는 듯이 이야기했던 것 같다.
내가 그들에게 믿음을 주진 못했던 게 맞다.
모르면 물어가면서 배우는 게 일이었는데, 아무리 반복적인 일이라도 빠르게 습득하는 건 어려웠던 것 같다.
그렇게 난 보여주겠다는 마음으로 3주 동안 밤/낮 가리지 않고 열심히(?) 소질 없는 게임캐릭터 육성을 해서 워크숍 전날, 캐릭터 만렙을 달성했다.
무시당하고 싶지 않았다.
그 후 별 탈 없이 지내다가, 다른 팀에 옮기게 됐으나, 오래 다니지 못하고, 회사를 옮기게 되었다.
첫 회사를 그만둔 후, 같이 알던 동료들이 내가 게임업계를 떠날 것 같다고 했다고 했다.
아무래도 남들보다 적응력이 부족했다고 그들은 판단했던 것 같다.
하지만, 다음 회사 또 게임 회사였다.
방송국 PD가 되겠다는 자세는 접었지만, 게임마케터가 되겠다는 마음은 아직 갖고 있었기 때문에, 게임 회사를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남아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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